비상계엄령 후폭풍,환율 급등에 웃는 소셜카지노


* 비상계엄령 후폭풍, 미국 금리 인하로 원-달러 환율 급등세

* 외화 차입금이 큰 넷마블은 불어난 상환액에 어려움 겪어

*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환차익으로 이익 폭이 커져 반색

* 考환율이 장기화 될 경우 경기 침체로 이어져 반갑기만 하진 않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발표가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며 정국의 불안이 가증되자 한국 경재에 불안을 느낀 외국인들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까지 영향을 미치게 당분간 원화 가치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로 인해 해외 게임을 한국에 서비스하는 업체나 외화 차입금 액수가 큰 업체들은 서비스 비용 증가 및 상환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대금 결제를 외화로 받기 때문에 환률이 높아지면 이익을 보기도 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셜카지노 업체 '더블유게임즈'가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원화 가치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 경기 침체로 이어져 업게 전반이 위축되는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목차

1. 비상계엄령 후 치솟는 환율에 난감한 게임 업체들 

2. 환율 덕분에 불어난 외화 차입금으로 울상 짓는 넷마블

3. 환율 급등에 웃음 짓는 소셜카지노 업체도 있어

비상계엄령 후 치솟는 환율에 난감한 게임 업체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이어지는 탄핵 정국에 경제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 발표한 후 탄핵까지 이어지며 정국(政局) 의 혼란이 가중되자, 환율이 최근 몇년 새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비상계엄령 발표 전에도 9월 말부터 꾸준히 올라온 환율은 12월 19일 1,450원까지 상승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돌파한 것은 15년 7개월 만 입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 금이를 0.25% 포인트 인하한 것이 직격탄이었습니다. 미국이 앞으로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으로 예고하자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며 원화 가치가 하락한 것입니다.

탄핵에 의한 정세 불안에 달러 강세까지 겹쳐 환율은 앞으로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은행 이창용 총재는 지난 10일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분간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말하며, "아직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말하기도 했습니다.

추가 상승을 거듭하며 심리적 저향선인 1,500원을 돌파할 수 잇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형편입니다. 노무라증권은 "달러 강세와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을 고려했을 떄 2025년 2분기에서 3분기에는 1,500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환율이 1,5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3월 10일 글로벌 금융위기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여 국내 물가가 덩달아 상승하고 수출 기업들이 채산성이 악화되어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환율 덕에 불어난 외화 차입금으로 울상짓는 넷마블

치솟는 환율에 해외 활로를 개척하고 있는 게임 업체들 역시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는 탓에 4분기 실적 마감을 앞두고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해외 게임을 한국에 서비스하는 업체 혹은 외화 채무가 있는 업체의 경우 갚아야 할 금액이 커져 재무상 부담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산 시점 환율을 반영할 때 원화 금액과 장부상 기입된 원화 금액 사이에 발생하는 외화환손실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원화 가치 하락에 부담감을 느끼는 한국의 대표적인 게임 업체는 바로 ‘넷마블(Netmarble)’입니다. 넷마블은 지난 2021년 글로벌 소셜카지노 업체 3위를 기록 중인 홍콩의 ‘스핀엑스(SpinX)’를 21억 9,000만 달러, 당시 환율 기준 2조 5,000억 원이라는 거금에 인수하며 소셜카지노 업계에 출사표를 던진 바 있습니다. 당초 1위 소셜카지노 업체인 플레이티카(Playtika)를 인수하여 했으나, 중국 알리바바(Alibaba)에 밀려 스핀엑스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소셜카지노(Social Casino)는 현금으로 구매한 가상의 게임 머니(Cyber Chip)로 카지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르로서, 주로 온라인 슬롯 게임이나 룰렛 등의 카지노 게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임에서 승리하더라도 당첨금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게임을 통해 얻은 게임 머니를 현금화할 수 있는 ‘아이게이밍(iGaming)’, 즉 온라인카지노 플랫폼과는 현금화 가능 여부 측면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넷마블의 스핀엑스 인수 금액은 당시 넷마블의 총 자산인 8조 2,234억 원의 30% 가량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워낙 막대한 인수 금액 탓에 스핀엑스 인수가 넷마블의 재무 건전성에 큰 타격을 줄지 모른다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지만, 스핀엑스의 소셜카지노 게임들이 크게 활약하며 넷마블의 현금 흐름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

그러나 스핀엑스 인수 당시 발생한 약 1조 원 이상의 단기 차입금이 원화 가치가 하락한 지금 더 큰 부담으로 되돌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넷마블은 이미 투자 지분 등의 우량 자산을 처분하며 차입금을 꾸준히 관리해 오던 상황인데, 환율까지 엎친 데 덮치며 재무 건전성에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5,235억 원 규모의 하이브 주식 250만 주를 매각하여 차입금을 상환하고, 지난 4월에는 4,000억 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는 등 단기 차입금 상환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여전히 1조 원 이상의 차입금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같은 계속된 차입금 부담에 여론이 악화되자 당시 도기욱 넷마블 대표는 부정론을 달래기 위한 진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는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외화 차입금은 환율이 변동될 때마다 재무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넷마블의 부채 비율 자체가 아주 위험하거나 무리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넷마블은 2023년 외화 차입금의 일부를 원화 차입금으로 차환하는 등, 환(換)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환율 급등에 웃음 짓는 소셜카지노 업체도 있어

반면 치솟는 환율 덕에 실적 개선으로 웃음짓는 업체들도 있습니다. 탄핵 정국과 경기 침체 등의 혼란으로 대놓고 화색을 보이진 못 하지만, 환율에 의한 환차익으로 남몰래 반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한국 최고의 소셜카지노 업체인 ‘더블유게임즈(DoubleU Games)’입니다. 더블유게임즈는 한국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사로서,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를 상대로 ‘더블다운카지노(Double Down™ Casino)’, ‘더블유카지노(DoubeU Casino™)’ 등의 소셜카지노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소셜카지노 장르인 만큼 주로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SNS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으며 모든 매출이 100% 해외에서 발생합니다. 한국은 웹보드 게임과 달리 소셜카지노 게임을 게임산업법상 사행성 게임으로 간주하여 유료 서비스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작년 4분기 436억 원을 주고 인수한 스웨덴의 아이게이밍 업체 ‘슈퍼네이션(SuperNation)’ 역시 영국과 스웨덴 등의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이루어지며 국내에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런 탓에 더블유게임즈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세로 적지 않은 환차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환율이 상승하면 순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달러를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차익을 낼 수 있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게임 업체에게 원화 가치 하락은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더블유게임즈의 매출이 모두 해외에서 발생하다 보니, 게임머니 판매 대금을 달러 등의 외화로 받는 더블유게임즈 입장에선 달러 강세가 지속될 수록 더 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달러 자산의 보유 비중이 높은 것 역시 호재입니다. 더블유게임즈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보유 중인 현금 6,500억 원의 약 80% 가량이 달러화 자산입니다. 4분기 말까지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경우, 달러화 자산 가치가 상승하여 외환평가차익이 장부에 계상(計上)되는 4분기에는 당기순이익 등의 주요 지표가 대폭 호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블유게임즈 관계자는 “높아진 환율로 인해 이미 실질적 수혜가 예견되는 상황”이라고 밝히며, “환율이 1,500원까지 올라가는 일이 현실화될 경우 수혜의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원화(￦)가 약세를 보여 영국의 파운드화(￡), 유럽의 유로화(€) 역시 강세를 보이는 것 또한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관계자는 “소셜카지노 분야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환율 상승 또한 회사에게 우호적인 상황이라 향후 더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셜카지노 업체 외에는 ‘배틀그라운드(Battleground)’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크래프톤(Krafton)’이 원화 가치 하락의 수혜를 받는 대표적인 업체로 꼽힙니다. 크래프톤은 3분기 누적 매출액 2조 922억 원의 약 93%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11월 공시한 크래프톤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 환율이 5% 상승할 때 약 552억 1,867만 원의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환율은 현재 1년 전 1,290원대와 비교해 약 10% 상승한 상태입니다. 게임 ‘검은 사막’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 ‘펄어비스(Pearl Abyss)’ 또한 3분기 기준 해외 매출의 비중이 80%에 달합니다. 펄어비스는 환율이 5% 오를 경우 약 118억 6,783만 원의 환차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원화 가치 하락이 장기화되는 것은 이들로서도 결코 반가운 일만은 아닙니다. 당장은 달러 강세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해외 게임 업체에 대한 투자나 인수합병 비용 및 글로벌 서비스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원화 가치 하락이 국내 경기 침체로 이어지며 게임 산업 전체가 위축되는 것 또한 우려할 만한 상황입니다. 특히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게임 업체들에게는 더욱 난감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재무 전문가 유창석 경희대 문화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는 “게임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수입보다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환율에 의한 이득이 발생하지만,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물가도 오르니 개인 가처분 소득은 줄어들어 사람들이 게임에 투자하는 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습니다.